치킨이나 피자를 시키면 보통은 콜라나 펩시를 함께 보내준다.
아주 가끔 사이다를 주는 곳도 있더라. 하지만 주로 주는 것은 콜라나 펩시.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치킨집 수는 무려 36,000여 개(네이버에 치킨으로 검색하면 6만 건이 넘는다).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보다도 많은 치킨집이 한국에 있다고 한다.(맥도날드 매장 수도 36,000여 개 정도 이다.) 여하튼 이렇게 많은 치킨집에서 펩시나 콜라를 제공하는데, 이 펩시나 콜라에는 '업소용'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뭔가 다를까? 왜 어느 가게는 펩시를 주고, 어느 가게는 콜라를 줄까? 사람들 말처럼 업소용 콜라는 맛이 없을까?
콜라, 출처: 언스플래쉬
1. 뭔가 다를까?: 맛
일반 콜라와 업소용 콜라는 맛이 다르지않다. 같은 제조 공정을 거치고,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격과 용량!
업소에서는 업소용 콜라를 수십~수백 개 씩 대량으로 구입한다.(저렴하게) 물론 많이 살수록 할인도 더 많이 받는다. 예전에는 이 점을 악용해 일반 소매 슈퍼마켓에서 업소용 콜라를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그 사실을 콜라, 펩시 회사에서 알게된 뒤로는 소매점에서 판매가 불가능하도록 제품에 바코드를 없애버렸다. + '업소용' 스티커를 붙였다.
물론 업소용 콜라를 슈퍼에서 판매하는 것은 실은 불법이 아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펩시와 콜라를 유통하는 유통사에서 걸리는 점포에 자사 제품을 아예 공급하지 않는다고 하니 소매점에서는 상도를 지키는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콜라는 LG생활건강이, 펩시는 롯데칠성이 유통을 한다. 단순히 콜라와 펩시를 가게에서 못파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아참 용량은 일반 콜라는 페트병 기준 1.5L, 업소용은 1.25L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펩시, 출처: 언스플래쉬
2. 콜라 vs 펩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6년에 발표한 '2016가공식품 마켓 리포트-콜라' 편에 따르면 한국 콜라시장 규모(소매 기준)은 2,978억 원으로 꽤나 큰 마켓이다. 점유율은 코카콜라가 90%, 펩시가 10%로 코카콜라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다.
그.러.나
치킨집, 피자집 등 B2B 시장을 포함하면 점유율은 각각 75%, 25%로 줄어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펩시가 콜라보다 싸다 + 유통사 역량 정도로 볼 수 있겠다.싸다는 데 굳이 콜라를 사서 팔 가게도 많지 않겠거니와 유통사의 역량 꽤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코카콜라의 유통과 마케팅은 LG생활건강이, 펩시콜라는 롯데칠성음료가 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1974년 부터, LG생활건강은 2007년부터 음료사업을 시작했다.
LG생건은 콜라를 롯데칠성음료는 펩시를 담당한다, 로고 출처: 각 사 홈페이지
롯데칠성음료는 오래된 업력만큼, 지역별로 확보하고 있는 소매점 수가 엄청나다. 게다가 콜라음료 뿐 아니라 주류를 포함한 각종 음료를 취급하면서 오랜 기간 영업을 해왔던만큼 LG생건에 비해 B2B 역량이 조금은 더 뛰어나지 않을까 하는 추론을 해볼 수 있다.(+ 현장 영업/관리 직군의 권한이 크다는 점 - 덤, 추가할인)
3. @: 업소용 이야기 덤으로 더 해드림
업소용 제품과 소비자용 제품은 이렇게 차이가 있기도 없기도 하다. 딱히 더 쓸 말이 없지만 굳이 3. + @라며 사족을 붙인데에는, 소주는 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세금!
물론 소주도 가정용과 업소용에 부과되는 세금은 똑같다. 굳이 라벨을 붙여 차이를 두는 이유가 세금이라고 한 이유는 음식점이 주류업체를 통해 술을 공급 받아 손님에게 팔아야만 국세청은 판매량을 정확히 알고 세금을 매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소주에 부과되는 주세 때문이 아닌 판매자의 소득세 때문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 대형마트에 가서 가정용 술을 왕창 사서 재판매하면, 국세청은 식당에서 얼마나 많은 술이 팔렸는지 알 수 없다. 탈세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국세청에서 감독하며 법으로 강제한 것이 술에 붙는 가정용/ 할인매장용/ 업소용 라벨이다.
3.1 @@: 덤의 덤
을 붙이자면, 업소용 케찹도 따로 있고, 업소용 텔레비전도 따로 있다.
업소용 티비에는 특수한 기능이 추가된다 - ex. 채널 0번을 누르면 업소 소개가 나온다든가 하는 것
업소용 케찹은 더 달다 - 오뚜기 가정용 케찹에는 토마토 페이스트가 43.8% 들어가 있는 반면, 업소용에는 24%가 들어가 있다. 거의 두 배 차이! 대신 업소용에는 당분이 더 많이 들어간다. 하인즈 케찹은 성분이 똑같다고 한다.(토마토 페이스트 35%)
4. 의식의 흐름 겸 결론
아래 사진은 최근 SNS에서 핫했던 음란마귀 테스트 사진이다.
무엇이 보이는가?
음란마귀야 물렀거라!
일체유심조라고 했다.업소용 콜라와 일반 콜라는 맛이 똑같다. 다만 업소용 콜라가 맛없게 느껴지는 것은 선입견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물론 배달이 오래 걸려서 미지근해지거나, 흔들려 탄산이 빠졌다면 진짜 맛이 없는 것이다.)